티스토리 뷰

일상 이야기

3학년 여름방학

끌레오블뤠 2016. 8. 6. 00:03

2016년 여름 방학.


     본과 1학년 1학기는 나에게 여러모로 challenging 한 시간이었다. 

 우선, 내가 오랫동안 해온 진로 고민 중 하나, '내가 과연 이 공부를 잘(즐겁게, 지속 가능하게, 충분한 성과를 내며) 할 수 있을까?' 에 대한 첫 답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개강 전날, 학문이라 불리는 깊이의 공부를 내가 소화할 수 있을까, 내가 멘탈을 잘 붙잡으며 매주 시험을 견뎌낼 수 있을까, 빡빡한 스케줄에 내가 답답함을 느끼며 포기하진 않을까, 등등의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해 무수한 막연한 고민에 대한 답을 드디어 얻을 것이라는 생각에, 내가 혹시 하지 못하면 어떡하나 막연히 불안해 하고, 하지만 새로운 분야의 공부를 한다는 생각에 설렜다. 결과적으로, 난 이번 학기에 꽤 만족스러웠다. 그리 스트레스 받지 않으며, 그리 힘들지 않고, 나름 즐기며, 열심히 공부하고, 친구들도 사귀며, 나름의 성과를 내며 잘 지냈다. 

 그외에도, 사귀던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다른 인연을 만나게 된 시간이기도 했다. 전 남자친구를 사귄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발견했던, 충격적인 차이로 (당시엔 문제점이라고 생각했다.) 인해 결국 헤어졌다. 나와 아주 친밀했던 누군가와 헤어지는 경험은 (지금 돌이켜 보면 경험이지만 당시엔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내가 한 번도 해보지 못했던 경험이었고, 한 번도 마주하지 못했던 여러 종류의 감정들(미련, 후회, 홀가분함, 미안함, 그리움 등등 명쾌하게 정리되지 않는 복잡한 감정들)과 마주하게 되었다. 그리고는 우연히도 다른 인연을 만나게 되었고 '사랑에 빠진다'는 극적인 감정을 지나 이젠 상대를 더 인간적으로 알아가는 과정 속에 있는 듯하다. 

 하지만, 모종의 성과와 행복, 배움에도 불구하고 약 4달 반 동안은 나에게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들었던 시기였다. 매주 있는 시험과 그로 인한 압박감도 무시할 수 없었고, 많은 양의 work load는 가끔 내 멘탈을 날아가게 만들기도 했다. 


그래서, 이번 방학은, 정말 내가 고대하던, 아주 황홀하고 값지게 보내리라 기대해 마지않던 시간이었다. 

아직 개강이 약 열흘 남았지만, 개강으로 인한 압박감이 슬슬 느껴오는 시점이기에 여름 방학 회고를 하고싶어졌다. 


7/2-7/7 하이난 여행.

7/8- 몇 년간 앓지 못했던 약 일주일간의 심한 감기.


책&영화


6/26-6/28 당신들의 천국 - 이청준

6/29- 틀리지 않는법 - 조던 엘렌버그

6/29 인터스텔라 - 크리스토퍼 놀란

6/30 pay it forward

7/1 범인은 이 안에 없다 - 김창규

7/2-7/4 독일 병사와 함께한 여름(summer of my german soldier) - 베티 그린

7/2 우리가 매일 끌어안고 사는 강박 - 김현철

7/5-7/6 만화 헤로도토스의 역사

7/7-7/10 만화 유성룡의 징비록

7/8 광해

7/9-7/16 체호프 단편선

7/9 콘택트

7/10 매튜본 백조의 호수

7/12 노트북

7/12 인셉션 - 크리스토퍼 놀란

7/14-8/3 만화 슘페터의 자본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

7/14 굿윌헌팅

7/15 뷰티풀 마인드

7/16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7/17 레옹

7/18 노팅힐

7/16 만약은 없다 - 남궁인

-7/21 애니어그램의 지혜

7/21-7/22 나쁜 페미니스트 - 록산 게이

7/21 소셜 네트워크

7/21 jeux d'enfants 

7/22 as good as it gets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7/23-26 행복코드 - 강준만

7/24-7/30 꿈으로 들어가 다시 살아나라 - 제레미 테일러

7/24 the place beyond the pines

7/28-8/1 콘택트1 - 칼 세이건

7/31 미드나잇 인 파리

7/31 비포 미드나잇

8/1 비포 선셋

8/2-8/4 낙원의 이편 - 스콧 피츠제럴드 (읽다가 중단)

8/3- 사람이 날아다니고 물이 거꾸로 흐르는 곳 - 제레미 테일러

8/5 신화로 읽는 여성성 she - 로버트 A. 존슨


 방학 동안의 내 일상은 거의 책-점심-스쿼시-기타연습-책-영화-잠 이었다. 친한 친구들 이외에는 사람들과의 약속도 거의 없었고, 혼자만의 시간을 집에서, 읽고 싶은 책을 읽고 영화를 보며 행복하게 보냈다. 이 책들에 대한 감상도 하나하나 시간나는 대로 남겨두고 싶다. 


운동&악기&영어


또 이번 방학 때 하고 싶었던 일은 스쿼시를 배우는 것과 악기 하나를 배우는 것이었다. 

 왜 스쿼시였는지 생각해 보면, 딱히 이유가 없는데, 그렇다고 이유가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중학생 때 잘 따르던 영어 선생님이 매일 스쿼시를 다니시며 열심히 운동하시는 모습이 멋져 보여서 언젠가 나도 스쿼시를 배워보겠다는 마음도 있었고, 기억은 안 나지만 어떤 드라마에서 우연히 스쿼시를 하며 땀 흘리는 남자 주인공들이 멋져 보였던 것도 있다. 그런데 그냥 잊고 지내다가 주변 스포츠센터에서 광고 문자가 오는 바람에, 스쿼시를 배워야겠다는 마음이 훅 들어서 그냥 무작정 10번 레슨을 등록했고, 지금까지 매주 거의 3번의 수업을 듣고 한 번 이상의 연습을 다녔고, 지금은 1번의 레슨만을 남겨두고 있다. 공을 갖고 하는 운동을 배우는 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처음엔 아주 어색했고, 내가 얼마나 운동신경이 부족한지를 느꼈다ㅋㅋㅋ 지금은 아주 초보적인 수준이기는 하지만 재미를 느끼며 칠 수 있는 정도다. 개강 후에도 스쿼시를 배우고 싶은데 시간상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 개강을 한 후에는 발레를 다녀볼까 알아보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지금은 사실 둘 다 해보고 싶다. 물론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없다는 말도 있고, 학교를 다니면 시간과 체력 상 공부를 위해서 어느 정도 내 생활을 포기하게 된다. 스케줄을 최대한 잘 짜서 운동을 하면서 느끼는 쾌감, 활력을 잃고 싶지 않다. 

 악기는 많이 고민했다. 어려서부터 피아노, 오카리나, 하모니카, 펜플룻, 단소, 소금, 드럼, 클래식 기타를 아주 조금씩 배우다가 초보적인 수준에서 그만두었고, 이번에도 배우다가 질려서 혹은 다른 이유로 그만두게 되지는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는 내가 평생 할 수 있는 악기를 잘 배워놓고 싶었고, 학기 중에도 꾸준히 할 수 있을진 장담할 수 없지만 이번 방학에 평생 할 악기에 정을 붙이는 계기를 마련하고 싶었다. 처음에는 바이올린이나 플룻 중에 고민했는데 (다른 사람들과 함께 연주할 수 있는 악기를 하고 싶었다.) 현악기는 나와 잘 맞지 않을 것 같다는 직감이 들었고 그동안 관악기를 많이 해왔으니 플룻에 많이 마음이 기울었다. 그런데, 학원이 지리적으로 그리 가깝지 않아 학기 중에는 다닐 수 없을 것이고, 방학 중에만 다니면 초보적인 수준도 다 배우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고민하던 중, 동생이 차라리 배웠던 악기를 혼자서 더 연습해보라고 했고, 기타를 연습하기로 했다. 기타는 중학교 3학년 때 몇 달간 배웠는데, 외고 입시 준비와 겹쳐 연습을 많이 나가지 못했고, 레슨도 띄엄띄엄 받았다. 그래서 기억나는 게 거의 없었다. 하지만, 자비로운 기타리스트 분들의 친절한 동영상의 도움을 받아 연습을 시작했다. 그런데 지금 실력은? 잘 모르겠다 ㅋㅋㅋ 연주하면 즐겁긴 하다. 그런데 딱, 나 혼자만 즐길 수 있는 수준이다. 그래도 좋다 ㅋㅋㅋ 다른 사람과 함께 연주하고팠던 내 생각은 그냥 접어야 될 것 같긴 하다. 그래도 뭐, 지금처럼 혼자서 오랫동안 즐기면 실력이 천천히 꾸준히 늘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그냥 재미로, 혼자만 즐길 수 있는 취미라도 만족스럽다. 

     영어 공부도 했다. 틈틈이 TED의 재밌는 강연을 dictation 하고 shadowing 했고, BIG VOCA 라는 단어장을 사서 팟캐스트를 들으며 외우고 있다. The better angels of our nature 라는 원서를 빌려서 이번 방학동안 다 읽으려고 했는데 실패했다. 몇 쪽 읽고 구석에 쳐박아 뒀다ㅋㅋㅋ 그래도 오랜만에 영어 공부하니까 재밌었다. 개강하면 다른 건 못하더라도 팟캐스트 들으며 단어 외우는 건 계속 하고 싶다. 

'일상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6 여름방학♥  (0) 2016.08.15
3학년 여름방학  (0) 2016.08.06
댓글
댓글쓰기 폼
공지사항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132
Today
0
Yesterday
0
TAG
more
«   2021/06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